디트로이트 라이온스는 NFL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우승이 없었던 팀 중 하나로, 수십 년간 암울한 시기를 겪었습니다. 그중에서도 특히 1942년 시즌과 2008년 시즌은 팀의 ‘가장 암울했던 시기(Darkest Seasons)’로 기억됩니다. 이 두 시즌은 모두 무승(winless) 시즌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, 그 배경과 의미는 크게 다릅니다.
1. 1942년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시즌: 전쟁의 그림자 (0승 11패)
1942년 시즌은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의 첫 번째 무승 시즌입니다. 총 11경기를 치렀으며, 1승도 거두지 못하고 0승 11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. 이 시즌은 단순히 팀의 경기력 부족을 넘어,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배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.
주요 특징 및 배경:
- 전쟁으로 인한 선수 부족: 1942년은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여 전력을 기울이던 시기였습니다. NFL의 많은 선수들이 군에 입대하여 전선으로 떠났고, 라이온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. 올프로 러닝백 휘저 화이트(Whizzer White)와 같은 핵심 선수들이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나 전력에 심각한 공백이 생겼습니다. 심지어 이 시즌을 위해 팀을 떠난 몇몇 선수들은 전쟁에서 목숨을 잃기까지 했습니다 (예: 찰리 비한, 알렉스 케츠코 등).
- NFL 리그의 존폐 위기: 당시 NFL은 리그를 중단할지 여부를 논의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. 스포츠가 전시 국가에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리그는 지속되었으나, 전력 약화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.
- 처참한 경기력: 라이온스는 이 시즌 동안 5번이나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고, 한 경기에서 7점 이상 득점한 적이 없었습니다. 총 득점은 38점이었고, 실점은 263점에 달했습니다.
- 감독의 사임: 팀이 너무나도 부진하자, 빌 에드워즈(Bill Edwards) 감독은 시즌 중 3경기 만에 사임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습니다.
결과: 1942년 시즌은 라이온스 구단 역사상 가장 낮은 득점력을 기록했고, 팀의 전력 약화는 물론, 국가적 위기 속에서 스포츠의 역할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시즌이었습니다.
2. 2008년 디트로이트 라이온스 시즌: 현대 NFL 최악의 기록 (0승 16패)
2008년 시즌은 라이온스의 또 다른 ‘다키스트 시즌’으로, NFL이 16경기 체제를 도입한 이후 최초로 0승 16패라는 전패를 기록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. (이후 2017년 클리블랜드 브라운스가 0승 16패를 기록하며 라이온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). 이 시즌은 팀의 장기적인 리빌딩 실패와 형편없는 운영의 정점을 보여주었습니다.
주요 특징 및 배경:
- 맷 밀런(Matt Millen) 단장의 실패: 2008년 시즌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맷 밀런 단장의 리더십 실패입니다. 그는 2001년부터 2008년 시즌 중 해고될 때까지 8년 동안 단장으로 재직하며 31승 97패라는 암담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. 그의 드래프트 지명 실패, 선수 영입 문제, 그리고 팀 문화 조성 실패가 총체적으로 드러난 시즌이었습니다.
- 수비 붕괴: 2008년 라이온스 수비진은 리그 역사상 최악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. 총 517점을 실점하여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으며, 상대에게 쉽게 득점을 허용했습니다. 패싱 수비와 러싱 수비 모두 리그 최하위권이었습니다.
- 쿼터백 문제: 시즌 초 주전 쿼터백 존 킷나(Jon Kitna)의 부진과 부상, 그리고 백업 쿼터백 댄 올로프스키(Dan Orlovsky)의 불안정한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. 캘빈 존슨(Calvin Johnson)과 같은 뛰어난 와이드 리시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쿼터백 문제로 인해 잠재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습니다.
- 낮은 팀 사기: 연패가 계속되면서 팀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, 선수들 사이에서도 패배주의가 만연했습니다. 경기에 임하는 정신력과 의지가 저하되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.
- 팬들의 분노: 0승 16패라는 기록은 팬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주었고, 일부 팬들은 경기장에 ‘종이봉투’를 쓰고 나타나 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.
결과: 2008년 시즌은 라이온스 구단이 오랜 기간 겪어온 부진의 상징이자, 현대 NFL에서 가장 비참한 시즌 중 하나로 기억됩니다. 이 시즌은 결국 2009년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여 쿼터백 매튜 스태포드(Matthew Stafford)를 지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.
결론: 두 ‘다키스트 시즌’의 차이점
- 1942년: 외부 요인(전쟁)이 팀 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발생한 불가피한 비극에 가까웠습니다.
- 2008년: 팀 내부의 장기적인 운영 실패, 리더십 부재, 그리고 선수단 구성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인재(人災)에 가까운 시즌이었습니다.
두 시즌 모두 디트로이트 라이온스의 암울한 역사를 대표하지만, 그 배경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. 1942년은 국가적 위기 속에서 벌어진 비극이었고, 2008년은 현대 프로 스포츠 팀의 운영 실패가 낳은 참사였습니다. 라이온스는 2023-2024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오랜 암흑기를 벗어나려는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.